마지막 순간에야 바람이 이뤄졌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한일전 쐐기골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구자철은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홍명보호 환영 만찬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늘만은 100%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며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올림픽을 마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의 다짐 덕분에 올림픽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였던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남자 3-4위전에서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고 있던 후반 12분 구자철의 골이 터졌다.
수비수의 다리와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듯 지나가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구자철은 "골이 들어갔을 때는 정말 좋아서 미리 생각해뒀던 세리머니를 모두 잊어버렸다"며 "그때 (기)성용이가 내 목덜미를 잡고 끌고 가서 만세삼창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소속 구단에서 하루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한다는 그는 "이번 런던올림픽 무대에서 많은 발전을 한 것 같다"며 "유럽에서 활약을 꼭 이어가서 빅 클럽에서 뛰겠다는 목표 하나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기성용(셀틱)도 한일전에서 이겼던 때의 기분을 털어놨다.
그는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긴장했다"며 "만약 졌다면 한국에 못 들어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소속팀이 영국에 있는 기성용은 전날 해단식과 이날 환영 행사 등을 위해 일부러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이적에 관한 생각을 살짝 귀띔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황이라 일단은 (이적에 신경쓰기보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라고 했다.
기성용은 "스페인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무대라는 의미가 있고 영국은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의미가 있다"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