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탓 구조활동 무산..생존 가능성 낮아져 발 동동
사고대책반 22일 카트만두 파견..구조대원도 13명으로 증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사흘째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에 대한 수색이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해 애를 태웠다.
대한산악연맹은 2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수색 헬리콥터를 동원하고 국내의 전문 구조대원들도 급파하기로 했으나 기상이변으로 계획을 전혀 실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종 지역으로 추정되는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해발 5,800m)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헬리콥터의 공중수색과 셰르파와 대원을 동원한 지상탐색이 불가능했다.
날씨는 맑았으나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전날 투입된 셰르파 4명은 그날 오후에 하산하고서 기상 악화에 따른 사고 가능성과 피로누적을 호소하며 이날 실종 추정 지역에 오르지 않았다.
수색이 이뤄지지 못한 채 박 대장 일행의 실종 시간은 지난 18일 오후 캠프와의 마지막 교신이 이뤄진 이후 사흘째로 접어들었다.
구조대는 원정대가 안전지대로 피신해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이틀째 수색이 무산되자 침울해졌다.
특히 실종 추정지역이 안나푸르나 남벽 아래 눈더미(5,800m)와 그 근처의 크레바스, 임시텐트(5,670m)로 향하는 길의 다수 크레바스 등으로 좁혀졌기에 발을 굴렀다.
구조대는 원정대가 애초 등정을 목표로 5∼6일치 식량을 가져간 데다 혹한, 악천후와 싸울 첨단 장비를 지녔다는 사실에 매달렸다.
연맹 관계자는 "눈사태에 휩쓸리지 않고 안전지대에 버티고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조 동참을 자원한 카조리원정대와 촐라체원정대 대원들은 이날 뒤늦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200m)에 도착해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카트만두에서 안나푸르나로 오는 길에 안개와 강우 지역이 있어 헬리콥터의 출발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에서 9시 25분으로 두 시간이나 지연됐다.
산악 경험이 풍부하고 등반 기술이 최고로 꼽히는 유학재 카조리원정대 대장은 셰르파를 포함한 현지 구조단을 지휘할 계획이다.
산악연맹은 22일 셰르파 4명을 추가로 투입해 구조대를 13명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연맹은 같은 날 김재봉 연맹 전무이사와 후원사인 노스페이스의 정상욱 상무이사, 김형우 동국대 산악 O.B로 구성된 사고대책반을 현지에 파견해 구조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색이 재개될 22일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 부근의 기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산악기상을 다루는 '마운틴-포케스트'는 22일 안나푸르나 5,500m 날씨가 오전에는 맑지만 오후에는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