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가 거대한 크레바스(빙하 틈)에 빠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수색작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조대가 지난 22일 원정대가 갇힌 것으로 추정한 곳은 안나푸르나 남벽 출밤점인 해발고도 5,800m 근처에 있는 깊이 30~40m, 폭 4~5m의 크레바스.
산악 용어로 '베르크슈룬트'(Bergschrund)로 불리는 크레바스는 암벽 밑부분에 맞닿은 빙하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생겨난 틈이다.
박 대장이 지난 18일 오후 마지막 교신을 하면서 눈사태를 언급한 점으로 미뤄 원정대는 눈사태로 베르크슈룬트로 휩쓸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 산악전문가 3명과 셰르파 7명이 23일 베르크슈룬트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수색작업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힘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셰르파들이 한국 산악전문가들의 지휘에 따라 로프를 이용해 틈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
위에서 볼 때 틈이 일직선으로 돼 있지 않아 바닥이 보일 수 없다. 바닥까지 내려가는데 최소한 6~7시간이 걸린다.
셰르파가 내려갈 때는 자신과 실종자를 위한 식수 및 구조장비를 지닌다. 바닥에 차가운 얼음으로 돼 있다.
이어 실종자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올라오는데는 하강시간보다 더 걸릴 수 있다.
셰르파가 실종자를 발견하면 그를 데리고 올라와야 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하강 시간의 두배 이상 소요된다.
만약 셰르파가 하강할 때 눈이라도 내리면 바로 올라와야 한다.
특히 요즘 시기는 안나푸르나에 눈이 오후부터 자주 오기 때문에 셰르파는 작업을 최대한 서둘러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셰르파로서는 일당 1천500루피(한화 2만2천원 상당)을 위해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셈.
전문가들이 크레바스에 빠진 등반객이 생환하는 경우는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어 수색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