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원정대가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실종되자 해외 등반가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파브리조 상그릴리(38·미국)는 22일 산악 전문지 익스플로러스웹에서 박 원정대의 실종 사실을 전해듣고 구조·수색에 자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업 등반가인 그는 고객들을 이끌고 네팔 아일랜드 피크(6,160m)를 등반하고자 그 길목 마을인 남체(3,400m)에 머물고 있다.
상그릴리는 익스플로러스웹 편집장 티나 슬로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매우 슬픈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박영석은 우리 모두에게 영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조리(6,184m)를 등반했기 때문에 (구조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고소에 적응돼 있다"며 "내가 예정된 등반을 포기하고 떠나더라도 고객들이 모두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그릴리는 슬로전 편집장에게 네팔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을 남겨 이는 익스플로레스웹의 한국 주재 기자인 이규담 씨를 통해 대한산악연맹에도 전달됐다.
슬로전 편집장은 "박 대장의 실종을 안타까워하는 해외 산악인들이 많다는 점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상그릴리는 히말라야와 각 대륙의 고봉뿐만 아니라 극지도 여러 차례 도전한 활동경력 22년차의 노련한 탐험가로 산악계에서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이날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한 대한산악연맹 사고대책반 관계자는 "상그릴리와 휴대전화로 통화했다"며 "한국 구조전문가도 도착하고 그의 현 위치도 수색현장까지 멀어 고마운 제안이지만 정중히 사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