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수색 계속…“희망 놓을 수 없다”

입력 2011.10.22 (17:45)

 "말을 꺼내기 어렵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네요."



22일로 실종 나흘째를 맞은 박영석(48) 대장과 14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카트만두의 ’빌라 에베레스트’ 지배인 까말(32)씨.



그는 이날 연합뉴스에 "박 대장님의 실종소식에 대해 뭐라 말을 못하겠다"며 "실종된지 며칠 됐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카트만두 시내 관광지역인 ’타멜’에 자리한 이 게스트 하우스는 박 대장이 현 사장 겸 셰르파인 앙도르지(50)씨와 공동투자해 문을 연 것.



박 대장은 1980년대말 타멜 인근의 ’라짐팟’에서 같은 이름의 게스트 하우스를 개점했다가 1990년대초 현 위치로 옮긴 뒤 앙도르지씨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층 건물인 빌라 에베레스트의 1층은 식당, 2층은 사무실과 객실 8개로 구성돼 있다.



주로 게스트 하우스 손님을 상대로 통역해왔다는 아누프(44)씨도 "박 대장 소식에 마음이 무거우나 (나쁜 쪽으로는) 생각지 않고 싶다"며 "오늘(22일) 안나푸르나 날씨가 좋아졌으니 수색작업이 많이 진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누프씨는 박 대장이 에베레스트 등정 후 인터뷰할 때 통역을 맡았다고 한다.



박 대장의 부인 홍모(48)씨와 10여년 동안 알고 지낸다는 네팔인 라지소리(35.관광업)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현재 서울에 있다는 언니(홍씨)와 통화하려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난감하다"며 "언니와 통화되면 ’많이 힘들지만 힘내시라’고 위로할 생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카트만두에 거주하는 라지소리씨는 한국에서 생활할 때 박 대장 가족과 인연을 맺어 홍씨의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이 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박 대장의 운명에 ’부정적인’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사촌형이 1991년 12월 안나푸르나 등정을 시도하다 기상악화로 내려오던 중 크레바스(빙하의 틈)로 떨어져 사망했다는 한 한국 산악인은 "박 대장 일행이 사고를 만난 지점 아래에는 크레바스 4개가 있는데 그 깊이가 보통 30m나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사태를 만나 크레바스로 떨어졌다면 박 대장을 찾기가 사실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가 될 수 있다"고 부언했다.



현재 빌라 에베레스트에 묵고 있는 그는 보통 요즘 시즌에 안나푸르나 지역에 눈이 많이 오는데 눈이 채 다져지기 전에 사고가 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촌형의 사고 후 네팔을 찾아 시신을 화장한 뒤로 히말라야에 매료됐다며 이를 계기로 매년 네팔을 찾아 형 제사도 지내고 등반도 한다고 했다.



박 대장과 동료 대원 2명은 지난 18일 오후 안나푸르나 등정에 나섰다가 기상악화로 하산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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